중세시대에는 동물을 의식을 가진 존재로 봄
9세기 초부터 1700년대 중반까지 유럽의 교회 재판소에서는 동물들이 법적 책임을 질 때가 많았습니다. 돼지가 자주 기소되었고, 경우에 따라 황소, 말, 뱀장어, 심지어 돌고래까지 법정에 서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돼지는 때때로 아이들을 해치거나 성체를 훔쳐 먹는 등의 혐의로 처벌받았습니다.
특히 설치류나 메뚜기와 같은 작은 동물들에 대한 재판은 더욱 복잡했습니다. 프랑스의 변호사 바르톨로뮤 샤세네는 고양이 때문에 쥐들이 재판에 참석할 수 없다는 독창적인 변론으로 쥐들의 무죄를 이끌어낸 유명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은 오늘날에는 기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중세 시대에는 동물이 인간과 유사한 의식을 가졌다는 인식이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례는 동물이 단순히 기계적 존재가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의식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존재라는 인식을 나타냅니다. 이는 데카르트의 동물기계 이론과 대조되는 관점으로, 중세인들이 동물을 인간과 다르지만 의식을 가진 존재로 여겼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현대의 동물 의식에 대한 연구와 관심에 영향을 미치며, 동물이 가진 내면의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평가할지에 대한 논의를 자극합니다.
동물의 의식은 인간의 의식과 비슷할까?
동물에게 의식이 있다고 가정할 때, 그 의식은 인간의 것과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언어 부재나 고차 인지 능력의 부족이 의식의 증거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중요한 점입니다. 동물실험을 통해 인간의 의식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동물이 인간과 유사하다는 표면적인 이유만으로 동물에게 의식이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는 인간의 특성을 동물에게 귀속시키는 의인화와 인간 중심적인 세계관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의인화는 반려견이 마치 인간처럼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들며, 인간중심주의는 동물의 다양한 의식의 형태를 간과하게 합니다. 이는 결국 동물을 단순한 기계로 보는 데카르트의 시각과 유사하게, 동물의 내면적 경험을 과소평가하는 오류로 이어집니다.
또한, 의식을 지능과 너무 밀접하게 연관시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지능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의식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이는 동물에게 인간과 같은 지능이 있다면 의식도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가정을 낳습니다. 실제로 동물들은 언어나 메타인지와 같은 인지 능력이 부족할 수 있지만,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의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구에 따르면 쥐는 실패한 상황에 단순히 실망하는 것을 넘어서 후회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인간의 의식에 관한 이해를 동물에게 외삽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인간 중심적인 해석을 피하면서도 인간의 의식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동물의 의식을 탐구하는 것은 항상 조심스러운 접근이 요구됩니다. 인간의 의식에 관여하는 뇌와 신체 메커니즘의 이해는 동물의 의식을 추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결코 단순화해서는 안 됩니다. 동물의 의식에 대한 탐구는 다양한 생물학적, 환경적, 진화적 맥락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이 과정에서 생명체 각각이 가진 독특한 의식의 형태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는 의식
포유류
포유류는 동물계에서 매우 다양한 그룹을 포함하며, 이들에게 의식이 존재한다고 믿는 것은 과학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기반으로 합니다. 특히, 포유류의 뇌 구조는 일관된 신경해부학적 특성을 공유하는데, 이는 의식적 경험의 기초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뇌의 피질이 여섯 겹으로 구성되어 있고, 시상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 점 등은 모든 포유류에서 발견되며, 이러한 구조는 의식의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포유류의 의식에 대한 연구는 단순히 인간과의 유사성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공유되는 신경학적 및 생리학적 메커니즘에 기초합니다. 이는 포유류가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의식을 경험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합니다. 따라서 포유류의 의식 연구는 인간의 의식 연구를 넘어서 다양한 생물학적 존재들의 의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두족류
문어의 위장술은 두족류의 능력 중에서 가장 놀라운 항목 중 하나입니다. 문어는 피부에 있는 색소포를 조절하여 자신의 색상, 패턴, 심지어 텍스처까지 주변 환경에 완벽하게 맞추어 변화시킵니다. 이 능력은 포식자로부터의 보호뿐만 아니라 사냥 시에도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색소포는 피부에 있는 탄력적인 주머니로, 뇌에서 오는 신호에 따라 확장되거나 수축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문어는 빠르게 자신의 외관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문어가 실제로는 색맹이라는 사실입니다. 문어의 눈은 단 하나의 광색소만을 가지고 있어, 우리가 보는 것처럼 색을 구분하지는 못하지만, 빛의 편광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편광 감지 능력은 문어가 주변 환경을 더 잘 인식하고, 위장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문어의 위장 기술은 뇌의 개입 없이, 즉 중앙 제어 없이도 일부 자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습니다. 이는 문어의 팔이 독립적으로 환경을 감지하고, 필요한 반응을 즉시 실행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런 자율성은 문어가 매우 복잡한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합니다.
이 모든 정보는 문어의 의식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깊게 해 줍니다. 문어가 주변 환경에 자신을 맞추는 능력은 단순한 생존 기술을 넘어서, 그들의 세상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복잡한 방식을 드러냅니다. 이는 문어가 단순한 반응적 존재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는 자신의 환경을 '이해'하고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문어의 위장술은 그들의 생물학적 복잡성과 독특한 의식의 형태를 탐구하는 데 중요한 창입니다.
문어의 능력은 분명 우리가 인식하는 의식의 경계를 확장시킵니다. 하지만 포유류에서 바로 두족류로 넘어가며, 우리는 방대한 동물계를 건너뛰고 있습니다. 포유류의 의식이라는 안정적인 영역을 벗어나면, 앵무새에서부터 단세포 기생충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동물들의 잠재적 인식 영역이 존재합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의식을 경험할 수 있는 동물과 그 가능성이 희박한 동물을 구분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고려해 봅시다.
조류 등
새들, 특히 앵무새와 같은 지능 높은 종은 숫자를 세고, 춤을 추며, 미래를 위해 음식을 저장하는 등 복잡한 행동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능력들은 복잡한 의식 상태의 존재를 시사할 수 있지만, 음식을 저장하지 않고, 춤추지 않는 새들 역시 의식적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탐구는 동물의 의식에 대한 더 포괄적인 이해를 요구하며, 단순히 지능이 아닌 생리적 조절과 유기체의 통합성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동물의 의식에 대한 근거는 동물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브라피시는 다친 경우 진통제가 든 환경으로 이동하는 등 고통을 완화하려는 행동을 보입니다. 곤충 역시 외골격으로 보호받지만, 통증과 관련된 아편 유사 신경전달물질을 갖고 있으며, 노랑초파리는 부상 후 과민 반응을 보입니다.
이런 연구 결과들은 동물이 의식을 경험할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아닙니다. 의식의 경험은 생물학적으로 복잡하며, 단순한 뉴런의 수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의식은 우리가 경험하는 삶의 중심이지만, 그 생물학적 기반이 간단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단 302개의 뉴런을 가진 선충이 의미 있는 의식 상태를 경험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결론
동물 의식 연구는 우리에게 인간의 의식이 유일한 방식이 아님을 보여주며, 지구상의 다양한 생명체가 겪는 주관적 경험의 풍부함을 인식하게 합니다. 또한 단순히 생물학적 혹은 행동적 데이터를 넘어서, 이들이 경험하는 세계의 질과 그 세계에서의 자아 인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합니다. 다음장에서는 동물의 의식이 아닌 인공지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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